바야흐로 창조경제 전성시대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경제로 통한다고 할 정도다. 백인 백색, 모든이가 나름대로 생각하는 창조경제의 개념에 대하여 말하고 있지만 누구도 정확하게 설명하지는 않고 있고, 또 정답도 없는 듯 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어느 모임에서 했다는 설명은 이렇다. “운동화에 IT 기술을 접목해 칩을 넣어서 칼로리 소비를 알려줘 창의적인 경쟁력을 갖추거나 식물을 베란다에 키울 때 일정시간이 되면 물을 주게 하는 과학기술을 접목하면 새로운 분야가 창출된다”. 또 싸이의 젠틀맨이 창조경제의 모범이라는 평가도 있다. 기존 컨텐츠인 시건방춤을 새로운 각도에서 재창조하고 유튜브라는 정보통신 기술을 더하여 파급력을 키운 것을 언급한 것이다. 정리하면 기존의 상품이나 서비스, 개념, 현상 등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더하거나 IT나 과학기술을 접목, 또는 벽을 뛰어넘는 융복합화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맨하탄의 하이라인 파크는 폐철도를 도심의 명물로 재탄생시킨 창조경제의 원형이다. 1850년경부터 다니기 시작한 맨하탄의 철도가 교차로에서 사고가 빈번하자 1930년경 바닥에서 고가로 옮기게 되었다. 그러나 다시 자동차가 보편적인 교통수단이 되자 1980년경 이 철도는 폐쇄의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이 철도를 철거하자는 움직임에 반대하여 “Friends of the High Line” 이라는 단체의 활동으로 2002년 뉴욕 시의회는 ”하이라인 재활용 결의안“을 채택하고 2006년부터 2년여의 공사기간을 거쳐서 14~30스트릿 맨하탄 빌딩숲 사이로 시민의 쉼터및 아기자기한 문화공간을 탄생시켰다. 주변 건물의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였다. 뉴욕타임즈 6월10일자에 의하면 34스트릿까지의 잔여구간 공사도 내년까지 완공예정이며, 미개통구간에 대한 투어예약도 8월초까지 완료된 상태일 정도로 시민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첼시마켓 또한 유사한 과정을 거쳐 관광명소로 다시 태어난 곳이다. 1900년경 오레오비스켓을 생산하는 나비스코라는 과자제조회사가 뉴욕의 공장을 뉴저지로 확장 이전하면서 공장부지는 오랜기간 흉물로 방치되게 된다. 1990년경 이 건물에 다양한 음식점과 커피샾, 카페등이 들어오면서 색다른 공간으로 변신하게 된다. 브라우니로 유명한 Fat Witch Bakery, 고소하고 진한 커피맛의 Nine Street Espresso, 브런치가 맛있는 Sarabeth Bakery등 뉴요커의 일상을 엿볼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의 온갖 맛집과 상점들이 입주해 있다. 낡고 오래된 공장건물에 현대식 코엑스 쇼핑몰이 들어와 있는 것이다. 허물어 버릴 수도 있었던 낡은 공장건물에 맛과 멋을 더하여 매력적인 장소로 재창조시킨 것이다.
5th Ave 에 있는 Eataly 는 개점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맨하탄의 새로운 명물로 떠 오르는 곳이다. “We cook what we sell and we sell what we cook” 이라는 슬로건아래 이태리 식자재를 모아서 팔고 그 재료로 이태리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요리강좌에 음식관련책자 판매를 넘어 일부 뷰티용품과 간단한 의류까지 이태리의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등 관광의 3요소를 융복합화하여 한곳에서 충족시키는 원스톱관광을 가능케 해 주는 곳이다. 즉 이태리마켓, 이태리레스토랑, 이태리카페를 한꺼번에 만나는 복합매장이다. 현재 미국에는 뉴욕에만 매장이 있으며 올 가을 시카고에 2호점이 열릴 예정이다. 한식세계화나 음식한류에 적극 참고할 만한 모델이다.
대규모 시설물을 건립하여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시대흐름과도 부합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더 그러하다. 개개인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기존의 관광자원을 재해석하여 부가가치를 더하거나 유사한 종류간 또는 전혀 다른 종류간의 융복합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밀려 내국인도 잘 찾지 않던 재래시장인 종로 광장시장이 일본자본의 침투에 대항하여 고종이 정부의 돈을 풀어 만든 시장으로 우리나라 자본주의의 시초라는 스토리에 한국인의 정과 미소라는 요소를 융복합화하여 외국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음은 한국관광이 나아갈 흥미로운 방향제시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