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중앙일보] 위기에서 배우는 국민, 우리나라(양종식, 코오롱 미주법인장) KOCHAM July 2, 2015

[뉴욕중앙일보] 위기에서 배우는 국민, 우리나라(양종식, 코오롱 미주법인장)

양종식고국은 바야흐로 장마철로 접어들고 있다. 습기에 약하다고 알려진 중동 호흡기 증후군 바이러스가 장맛비와 함께 사라져서 이 사태가 조속히 진정되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이번 중동 호흡기 증후군 사태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 상황을 보고 실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사태 발생 초기에서부터 현재까지 다수의 매체가 경쟁적으로 선정적인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일반 시민들은 근거가 희박하거나 불충분한 이유로 필요 이상의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게 되고 전국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자극적인 숫자와 문구의 헤드라인 설정 논리 비약적이고 사실 관계 확인에 미흡한 채 섣부르게 이루어지는 정부에 대한 과도한 비난 그 결과로 오게 될 국가 경제의 심대한 타격 가능성은 경시되는 무책임한 사례를 보게 된다. 각급 정부 및 관계 기관의 대응 역시 초기 단계에 그 결정과 집행이 통합적으로 이뤄지지 못함으로써 국민에게 단호하고 신뢰성 있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더욱이 일부 비효율적 대처 사례는 그러한 안타까움을 더하게 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가 극복해야 할 사회적 의제 중 하나는 시민 행동 요령과 교육의 필요성이다. 이에 필자의 경험과 상식적인 관점에서 몇 가지 제언을 보태고자 한다.

요즘 지하철이나 공공장소에서 누군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순식간에 사람이 흩어진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어떤 사회적 협약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중동 호흡기 증후군의 주요 전염 경로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기침과 재채기는 질병의 전염을 용이하게 해 결과적으로 타인과 사회에 심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음을 주지시키고 이에 따른 올바른 예절을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다.

학교 병원 가정 종교기관 사회단체 등에서도 필요에 따라 교차적으로 관련된 교육과 홍보를 병행하는 것이 좋겠다. 개인의 생활 습관의 변화와 사회적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므로 광범위한 캠페인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대중 매체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에 자원을 낭비하기 보다는 차분하고 엄격하게 사실 확인된 보도를 할 필요가 있다. 전염병이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이런 캠페인이 바람직한 결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앞장서는 것이 본연의 사명이자 궁극적으로 독자와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지름길이다.

각 가정에서 실천할 일도 있다. 취학 자녀 중 전염 가능성 증세가 있으면 학교에 바로 통지하고 등교를 자제해야 한다. 우리는 죽을 병 아니면 학교는 반드시 가야하고 나중에 조퇴를 하더라도 우선 등교는 한 후에 해결하라는 식의 훈육을 받아왔다. 물론 학교 교육의 중요성을 이전 세대가 상징적으로 말한 것이지만 미국에 와서도 한국 부모들은 그런 경향이 있다.

미국의 경우 학교에서 전염성 증세가 있을 경우 양호 교사가 학생을 격리 보호하며 귀가 또는 내원 권고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전염성 질병의 방역에 대한 학교 단위의 방어 기제가 엄격하게 작동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침 재채기 예절 교육 및 홍보 자료 보급과 정기적 교육 캠페인 포스터 배포 부착을 민관 관계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가정에서부터 세대 간 행동 전수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코참에서도 부설 우리한국학교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주지시키고 더 나아가 그들로 하여금 귀가하여 부모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도록 권고해 보려고 한다.

지혜로운 국민은 위기에서 배운다. 이번 사태에서 어떤 교훈을 얻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닥쳐올 수많은 위기에 슬기롭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학습 기회가 되리라고 본다.
우리 세대가 해야 할 일은 근거 없는 공포에 휩싸여 불안해하면서 사회적 비용을 확대할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포함하는 전체 공동체를 대상으로 극복 대안을 제시 교육 전파하고 실천하는 일을 각자 영역에서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하여 이러한 예절과 요령이 가정에서 지속적으로 세대 간에 전수되고 보편적인 생활 문화로 체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신문 스크랩

 

 

<2015년 7월 2일 중앙경제 종합3면>

기사 링크: https://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349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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