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KOCHAM 여름 인턴십 체험 에세이 KOCHAM August 29, 2017

[중앙일보] KOCHAM 여름 인턴십 체험 에세이

지난 11일까지 10주간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 회원사들에서 인턴으로 활동한 대학생들이 체험 수기를 보내왔다. 학생들은 학년, 전공 및 특기사항을 고려해 뉴욕.뉴저지주에 있는 KOCHAM 회원사에 배치돼 근무했다. 매년 실시하는 KOCHAM 인턴십에는 올해 34명이 참여했다. 이 중 두 명의 수기를 소개한다.
 
 
실무 경험 얻은 값진 시간
김현진 / 노스캐롤라이나대.HS Ad 근무
‘똑각, 똑각, 똑각, 똑각’ 퇴근시간 이후 어김없이 탁구공 소리가 정겹게 사무실 안에 울려 퍼졌다. 이번 여름, 직원들이 탁구로 하루의 마무리를 하는 이곳, HS Ad에서 광고 미디어라는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HS AD 뉴욕지사의 분위기는 내가 들어보고 경험한 한국 회사와는 사뭇 달랐다. 우선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며 일을 했으며, 동료들을 동등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분위기였다. 인턴인 나도 조직의 일원으로 인정해주는 동시에 친절하고 정확하게 업무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고 그러한 직원들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광고학을 전공한 학생이라면 광고학 관련 대학 과정이 일반적으로 기획에 집중돼 있음을 알 것이다. 광고 미디어에 관련된 수업은 한 과목밖에 수강하지 않았으나 HS Ad의 미디어 팀의 역할은 무엇이며 미디어 플래너들은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상세히 설명해줘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한 디지털 광고에 대한 소양을 쌓았다.
미디어 플래너들은 요즘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에 앞서 온라인 검색을 통해 사전 조사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에 따른 소비자 심리를 파악해 특정 제품을 찾는 고객이 어떤 웹사이트를 방문하게 되는지 추려내 그 사이트에 광고를 싣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터넷에 게재된 광고가 효과가 있는지, 몇 명이 봤으며 그에 따른 비용은 얼마나 들었는지 꾸준히 추적한다. 때로는 효율적이지 못한 광고를 중단하고, 새로운 광고를 추가하며 광고 캠페인을 최적화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또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대기업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온라인 세계의 급속한 변화와 이 변화를 이끄는 기업들에 대해 수시로 공부를 해야 한다.
광고업계에 대한 지식도 늘었지만 나 자신의 부족함도 깨닫게 됐다. 인턴으로서 받는 업무들이 간혹 단순 작업이거나 반복적일 때가 있어 종종 수동적으로 최대한 빠르게 끝내려 했다. 때문에 잦은 실수를 저지르곤 했다. 그때마다 내가 하는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되뇌어보고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
“모르면 질문을 해라. 실수해도 된다. 대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 이 말은 자기계발 서적이나 방송에서 수도 없이 읽고 들었으나, 일하는 현장에서 직접 듣게 되니 가슴 깊이 생생하게 새겨졌다. 동시에 안도감을 부여해 줬다. 이런 격려 덕분에 수십 년 경력을 갖고 계신 분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긴장이 옅어지고 나의 결점을 극복할 용기가 솟아났다. 뿐만 아니라 미국 생활에 대한 솔직한 경험담을 공유해주고 유학생으로서 하게 되는 여러 고민들을 함께 걱정해주기도 해 든든했다.
HS Ad는 매일 직원들이 서로 주고받는 탁구공처럼, 인정과 격려를 주고받고 서로의 부족함은 포용하되 성장을 도와주는 곳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잊을 수 없는 10주를 보내게 돼 매우 감사하다. 아울러 이러한 좋은 기회를 한인 대학생들에게 제공해 뜻 깊은 경험을 쌓게 해주는 코참 인턴십 프로그램의 발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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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를 것이다
서성민 / 코넬대·IBK 기업은행 근무
단정하게 입은 정장과 구두를 신은 채 발걸음을 옮기는 나는 이번 여름 코참 인턴십을 통해 대한민국 국책은행 중 하나인 IBK 기업은행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사실 기업은행에 배치 됐을 때는 기뻤지만, 솔직히 난 기업은행이, 아니 은행이라는 곳이 정확히 어떤 일과 업무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대학을 다니며 금융학을 전공한 나였지만, 어쩌면 바쁘게 공부만 했을 뿐 내가 무엇을 향해 가는 지에 대한 방향성과 목적지를 그리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런 복잡한 고민 가운데, 열정적이고 능력 있는 인턴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기업은행 문을 처음 밟았을 때 나는 직원들의 환한 웃음과 인사로 환영 받았고, 그러한 밝은 이미지가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어줬다. 10주간의 일정 동안 로테이션으로 은행 각 부서에 1주일씩 배정되어 있을 예정이었으나 현지 금융감독의 강화된 은행 감사 덕분에 법무팀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
법무팀원들이 쓸 수 있는 데이터와 자료들을 준비해 주는 것이 나의 첫 책임이었는데, 간단하지만 집중력과 완벽함이 요구돼 더욱 신중하게 일을 해야만 했다.
또 단순한 자료 준비라고 생각했던 무역에 필요한 신용장이나 선하증권과 같은 문서들을 읽어보며 거래의 금액, 상품, 장소 등 다양한 내용들을 습득하고 질문해 무역 절차와 그에 따른 내용들을 공부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됐다.
데이터 정리가 익숙해지고 무역에 대한 내용들을 금융적인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길 때쯤, 새로운 책임감이 주어졌다. 돈세탁.테러 자금 방지를 위한 무역거래 조사 보고서들을 작성하게 됐는데,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주어진 정보를 빈틈없이 분석하는 것이 기본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뿐만 아니라 부족한 데이터를 얻고, 보충하기 위한 추가 조사를 하는 집요한 끈기, 그리고 이 모든 조각의 퍼즐을 큰 그림으로 볼 수 있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은행은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에 항상 있을 수 없습니다.” 법무팀 교육을 받았을 때 들었던 베테랑의 말이 항상 귓가에 맴돌았다. 그래서 나는 은행의 눈과 귀가 되길 원했고, 이런 막중한 책임감이 나에게 가벼운 부담감을 줬지만, 내가 내리는 결정으로 이 거대한 은행, 더 나아가 사회라는 곳에 좋은 영향을 갖고 올 수 있다는 사실이 나의 긍지가 됐다.
10주 동안 법무팀에 속해 있으면서 무역거래에 대한 일뿐만 아닌 한국기업 조사, 지점 경영 계획안 번역, 미팅과 콘퍼런스 통역들과 같은 새로운 업무들이 나를 ‘살아 있게’ 만들었고, 이런 행복한 긴장감과 끊임 없는 변화가 내가 오늘은 어제보다 다를 것임을 기대하며 더욱 더 치열하게 보낼 것을 끝없이 다짐하게 했다.
학생과 직장인의 경계선에 우두커니 서서 앞으로 전진하기 두려워하는 나에게 이번 여름 인턴십은 나의 미래를 향한 위대한 작은 발걸음인 것 같다. 짧은 시간 속에서 책임감과 프로페셔널리즘, 사람 관계 등 직장생활의 답은 한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복잡하지만 유동적인 직장의 모습이야 말로 내가 기대했던 길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경험도, 능력도 부족한 인턴을 믿고 기회를 준 기업은행 관계자들께 감사 드리며, 보람 있는 여름을 가능하게 한 코참에게 또한 깊은 감사를 드린다. 졸업 후, 젊은 꿈들이 모이는 맨해튼에서 다시 한번 일 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그리고 그때 지금처럼 기차를 타며 출근길을 나설 때 내가 21살에 다짐한 그 마음을 변치 않고 갖고 있으리. “오늘은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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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인턴십 에세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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