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 한국의 농수산식품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세계 시장에서 K-푸드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다. 전통적인 효자 수출품목인 김치, 라면의 수출액 확대와 더불어 이제는 ‘검은 반도체’라고 불리는 김 그리고 냉동김밥 등 수출품목이 다변화되며 그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은 2024년 중국과 일본을 단숨에 따돌리고 K-푸드 최대 수출 시장으로 떠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주요 시장 농림축산식품 수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미 수출 금액은 7억3,680만달러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출을 기록했다. 중국은 7억280만달러, 일본은 6억7,130만달러로 각각 2위와 3위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일본이 7억2,220만달러로 1위, 중국이 6억8,190만달러로 2위, 미국이 6억3,000만달러 순서였지만 미국은 전년 동기대비 17.0% 증가, 중국은 3.1% 증가, 일본은 7.0% 감소하며 지난해까지 3위 수출국에 머물던 미국이 최대 수출 시장으로 부상한 것이다.
미국 시장 수출이 급증한 배경을 살펴보면 대표 품목(라면, 쌀가공식품, 김치 등)의 수출액 증가를 들 수 있다. 지난 5월까지 대미 K-푸드 수출 통계에서 라면 8,100만 달러(71.4% 증가), 쌀가공식품 6,400만 달러(60.5% 증가), 과자류 1억 300만 달러(38.4% 증가), 김치 2,100만 달러(25.8% 증가) 수출을 기록하였다.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한 라면의 수출을 이끄는 제품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지난달에는 뉴욕타임스에서도 미국 내에서 불닭볶음면이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전하며 인기 요인을 분석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또한 SNS에서도 불닭볶음면 관련 영상이 화제가 되었는데, 한 미국의 학생이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생일 선물로 받고 감격의 눈물을 훔치는 영상이었다.
쌀가공식품 가운데는 냉동볶음밥, 즉석밥 등 가공밥이 미국에서 간편식 수요 증가에 따라 판매가 늘었다. 떡볶이를 비롯한 떡류도 한류 문화 확산과 함께 소비가 증가했다. 한국산 냉동김밥은 틱톡 영상으로 화제가 되면서 미국 대형마트인 ‘트레이더 조’에 공급한 초도물량 250만톤이 한 달 만에 품절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냉동김밥 제조사인 올곧김밥과 트레이더 조의 인연은 2022년 KOTRA가 개최한 국내 최대 식품 전시회인 ‘서울푸드’에서 이루어졌다. 이 전시회에 참가한 트레이더 조의 구매담당자가 올곧김밥의 전시 부스를 유심히 지켜본 후 입점을 제안하여 수출이 성사되었다.
이렇듯 미국에서 K-푸드의 인기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2023년 농식품 관련 산업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인 121억 4천만달러를 기록한데 힘입어 2024년 수출액 목표를 135억달러로 확대했다.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 수출진흥기관들에서도 다양한 사업들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며 K-푸드 수출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11월 KOTRA 뉴욕무역관이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개최한 ’서울푸드 인 뉴욕‘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개최한 ’K-푸드페어‘ 그리고 뉴욕 팬시푸드쇼 한국관까지 미국 소비 트렌드의 중심인 뉴욕에서 다양한 K-Food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한국관광공사, 한국문화원 등 다수의 기관들도 한식문화 확산에 기여하며 뉴욕을 중심으로 K-푸드 수출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맨해튼 내 슈퍼마켓에 가보면 한쪽 섹션이 한국 제품들로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라면, 떡볶이, 김밥 등 한인마트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던 한국 식품들이 미국 일상 식탁에서도 단골손님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뉴욕무역관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울타리USA, 유기농원(Green Village) 등 미국 대형 유통망에 입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달 개최된 ‘서울푸드’에서는 KOTRA 뉴욕무역관의 지원으로 울타리 USA와 박막례할머니(120만 유투버), 그리고 78년 전통 태극당 간의 MOU가 성사되기도 하였다. 간편 식품뿐만 아니라 우리 고유의 시즈닝, 제과 등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K-푸드가 미국 식문화의 애피타이저에서 디저트까지 모든 분야에서 주연이 되는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