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미국의 민간 드론 시장 열풍이 심상찮다. 그 동안 미국은 테러 위협 안전 등의 이유를 들어 드론 활용 자체를 국가 안보 군사용도 외에는 엄격히 규제해 왔다. 상업용으로는 방송 영화 제작 등에 제한적으로 활용되어 왔으나 이 또한 번거로운 사전허가 절차를 거쳐야 가능했다.
그러나 창조성과 다양성이 혼재하는 미국 산업의 특성상 상업분야에서의 드론 수요의 증가는 필연적인 현상일 것이다. 최근 미국 경제지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업체인 이베이에서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동안 판매된 드론이 12만7000대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필자가 속한 중소기업진흥공단 미국 유통망진출지원센터에서 지원해 유명 유통망 온라인에서 판매한 한국 중소기업의 미니 드론 제품도 크리스마스 전후를 기해 단 3일만에 약 1000개가 팔릴 정도로 선물용품 수요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전세계 주요 운송업체와 대형 쇼핑몰 업체는 이미 드론을 활용한 배송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으며 구글 페이스북 등 첨단 IT 기업들도 관련 산업에 대한 드론 활용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드론의 상용화 가치는 이미 방송이나 농업 환경보호 재난 방재 등 여러 분야에서 이미 입증되고 있다.
한 영국 시장조사기업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상업용 드론 시장은 미국이 61% 아시아 태평양국가 20% 유럽 17% 중동 및 아프리카 2%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어 미국의 상업용 드론 시장 규모는 활용성 등에서 시장 수요가 압도적이다.
최근 연방항공청(FAA)도 상업용 드론 운영에 관한 법안 검토에 착수했지만 여전히 안전과 안보상의 문제로 드론을 항공기 관제시스템에 통합하는 방향 등 규제 측면을 준비 중이어서 당분간은 상업용 시장으로의 확대가 극히 제한적 일 수 있다. 실제 드론이 항공기와 충돌할 뻔한 사건도 있어 안전과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FAA가 규제를 크게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증가하는 민간수요를 고려한 허용범위와 기준 운용 가이드라인 제시 등에 관한 내용도 포함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드론 관련 민간 시장 수요 확장 관련기술의 보급 민간업체의 요청 경쟁국가의 드론 규제완화 추세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이 언제까지 규제만으로 시장 수요를 차단할 수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상업용 드론시장에 대한 전세계 기업들의 치열한 각축전도 미국 정부의 고민거리다. 알려진 바와 같이 현재 전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 점유율 1위 업체가 중국업체일 정도로 최근 이 분야에서의 중국의 강세가 더욱 놀랍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도 증가하는 드론 시장의 민간 수요를 규제만으로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허용범위와 기준에 대한 카드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
드론 산업은 여러 첨단 기술의 성장이 함께 결합된 기술 분야이다. 사물인터넷 무인 기술의 발전 등 복합적인 연관 기술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도 단연 국방 분야에서의 드론 기술은 미국을 따라 갈 수 없다. 그러나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구글을 포함한 미국의 글로벌기업들이 다양한 민간사업 분야에 대한 드론 기술의 응용 투자를 선제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는 대목이다.
IT기술 경쟁력이 우수한 한국은 드론 산업에 대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나 증가하는 시장 수요에 비해 업계의 상업화 노력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성장세에 있는 상업용 드론 시장이 미국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 전통 강국과 경쟁국인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한국 기업의 육성책과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큰 홀리데이 시즌인 크리스마스 때 완구용 드론이 인기 있는 히트상품이 될 정도였고 그 중 80% 이상이 중국산 제품이었단 사실은 가장 큰 소비시장인 미국 내 우리 기업의 현주소와도 일맥상통한다.
<2015년 5월 26일 중앙경제 종합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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