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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상공회의소(KOCHAM·회장 김양규)는 14일 맨해튼 월스트릿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설립 20주년 기념 경제포럼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한인 지상사 및 금융권 관계자, 한인기업 임원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KOCHAM이 20주년 기념행사 장소를 뉴욕증권거래소로 정한 덕분에 행사에 참석한 한국 지상사 및 한인 기업 관계자들은 뉴욕증권거래소의 객장을 직접 방문할 수 있었다. 윤석환 수석부회장은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는 삼성·LG·포스코·한국전력 등 한국기업들이 상장돼 있으며 오늘 행사를 계기로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 최정석 지부장은 “KOCHAM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0주년 행사를 개최했다는 것은 KOCHAM의 미국 내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경제포럼에는 뉴욕증권거래소 던칸 니더라우어 최고경영자(CEO)와 국제통화기금 전 부총재를 지낸 존스홉킨스대학의 앤 크루거 국제경제학 교수가 강사로 초청됐다.
던칸 CEO는 “뉴욕증권거래소에 9개 한국기업이 상장돼 있으며 이들의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 규모”라며 “올해 초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한국과 미국간의 더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던칸 CEO는 이날 성공한 대기업들이 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그들의 성장을 도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들도 처음 시작할 때는 작은 기업이었고, 작은 기업들도 특정 분야에 대해선 전문성이 있다”며 “커뮤니티 은행이나 대기업들이 소기업의 성장을 도와 그들이 대기업으로 커지면 고용이 창출되고, 결과적으로 경제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강사인 크루거 교수는 금융위기 발생 배경과 현재 미국 경제가 당면한 과제, 앞으로의 경제 회복 전망에 대해 강연했다.
크루거 교수는 "전망 기관에 따라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이 50%나 급감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고 일부에서는 20% 줄어들 것이라고 하지만, 그리스가 이렇게 큰 충격을 받는 무질서한 방식으로 유로존을 이탈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가 질서 정연하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탈퇴할 경우 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유로존 각국이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다른 회원국으로의 위기 감염이나 유로존 자체의 붕괴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오히려 그는 "그런 방식의 탈퇴라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의심받고 있는 유로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며 그런 점에서 유럽이나 미국 경제 회복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만 "이번 주 일요일쯤이면 윤곽이 나오겠지만 그리스 정치권이 디폴트로 가는 길을 택할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할지 여전히 불확실하며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지, 다른 나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은 그야말로 거대한 불확실성"이라며 "직접적인 충격은 크지 않겠지만, 이는 분명 미국 경제에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또 크루거 교수는 이머징 경제권도 미국 경제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지목했다.
그는 "그동안 이머징 경제의 상대적인 강세는 미국에 안정적인 수요를 제공해줬고, 실제 2009년에 1조5000억달러까지 줄었던 미국의 수출은 이머징 경제 호조로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1조8000억달러, 2조1000억 달러로 늘어나며 경기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브라질과 중국, 인도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며 "이들 경제가 침체까지 갈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지만 성장률은 낮아지고 있고 앞으로 유로존 상황에 따라 더 악화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도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크루거 교수는 "선거 결과 자체가 불확실성이기도 하지만, 누군가가 당선되고 난 후 따라올 경제정책도 불확실성의 근원"이라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앞으로 재정적자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거 교수는 "미국 경제 회복은 불과 두 달쯤 전만해도 가속화되는 듯하다 최근 다시 경제 회복 모멘텀을 잃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겨나고 있다"며 "아직은 방향성이 확실치 않지만, 분명한 것은 성장이 그다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미국의 GDP 성장률을 2.4%로 점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를 낙관적이라고 지적하며 "유로존 침체를 감안할 때 2.0% 정도가 합리적인 수치일 것 같다"고 예측했다. 이어 "이는 부정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실업률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정도도 아니며 장기적인 잠재성장률을 다소 밑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크루거 교수에 앞서 발언한 던컨 니더라우어 NYSE-유로넥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둔화세를 일부 보이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성장 중이며 세계 경제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에서의 일자리 창출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소규모 기업들이 고용 창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큰데, NYSE도 이들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그는 "유로존은 많은 회원국들이 하나로 구성돼 있기 떄문에 의사결정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움이 따르지만, 지금의 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고 점진적으로 위기를 해결하는 수순으로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
<KOCHAM 20주년 기념 경제포럼 관련 기사>
1. 중앙일보
2. 한국일보
3. 머니투데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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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매일경제
6. 연합뉴스
7.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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