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0일(현지시간)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 회장 김양규)는 로버트 E. 멜먼 JP모간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초청하여 경제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본 세미나에서 멜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준(FRB)의 3차 양적완화(QE3)가 경제 성장에 별 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모기지 증권을 매입하는 QE3는 모기지 금리를 낮게 유지해 주택시장에 도움을 주고 유동성을 확대해 달러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에 보탬이 되지만 그 효과가 크지는 않다"고 지적, 이미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 추가 인하로 인한 이자 부담 경감 효과가 크지 않고 달러 가치가 하락해도 유로존과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어 미국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긴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멜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성장률도 1.8%에 그치고 내년 상반기 성장률 역시 1.9%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주택시장 회복세가 지속되고 전세계 주요 은행들의 경기부양 효과로 수출이 반등하고 정책적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내년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2.8%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 경제의 긍정적 요인으로 주택시장 회복세와 저축률 하락에 따른 소비 증가 조짐을 지목했다. 반면 부정적 요인으로는 재정적자와 부채 문제, 수출시장 약화,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지연 등을 꼽았다.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부진하고 실업률이 여전히 높아 인건비가 올라갈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QE3를 실시한다 해도 인플레이션이 내년 하반기까지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에너지와 농산물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하반기에 1.7%, 내년에는 1.6%로 2%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QE3로 인해 유동성이 시중에 공급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이전 2차례의 양적완화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아지지 않았다"며 "연준이 자산을 매입하면 은행 잔고에 돈이 늘어나는데 이 돈이 시중으로 대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멜먼 이코노미스트는 "지금도 은행들이 과도한 초과 지급준비금을 갖고 있다"며 은행들이 위기 이후 대출 조건을 엄격히 적용하는데다 소비자들도 돈을 빌리는데 상당히 신중해져 대출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은행 대출이 늘어나지 않는 한 양적완화는 인플레이션 요인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내년 1월부터 미국의 세금 감면 조치가 종료돼 세금이 인상되고 자동적으로 예산이 감축되는 재정절벽에 대해선 "세금 인상과 예산 삭감 조치를 일단 3개월 이상 연기한 뒤 내년에 새로 구성되는 의회에서 협상할 것"이라며 "이렇게 할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세금 감면 조치 연장이나 예산 삭감 규모와 항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상해 새로운 방안을 만드는 안은 다음 국회로 미루고 일단 재정절벽을 피할 수 있도록 마감시한만 연장시킬 것이란 예상이다.
멜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착륙도 글로벌 경제에 중대한 리스크 요인이지만 정부가 잘 관리하고 있어 가능성은 낮게 본다고 밝혔다.
유로존 채무위기도 여전한 리스크 요인이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결정이 내려진 만큼 몇 개월 전보다는 훨씬 더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멜먼 이코노미스트는 첫째 며느리가 재미교포라 한국에 대한 이해도 높은 편이다. 한국 경제에 대해서 직접 분석하지는 않지만 JP모간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가 2.4%, 내년이 3.3%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