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뉴욕 중앙일보 날짜: 9/20/2011 (Tue)
기업체 핵심 역량을 키우자
안명규 고문
중국의 경제발전이 눈부시다.
1978년 등소평이 자본주의를 받아 들인지 33년, 중국은 작년에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 2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전 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연 10%대의 경제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은 미국의 약 40%에 가까운 경제 규모지만 이렇게 고도성장을 계속한다면 언젠가는 미국 규모의 경제력을 갖는 것도 시간문제인 것 같다.
중국기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우리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고, 산업별로 차이는 있지만 경쟁관계는 더 치열해질 것 같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경쟁 우위를 지킬 수 있을까. 가격 싸움으론 이길 수 없다. 자금력 싸움으로도 안될 것 같다. 그럼 무슨 경쟁력으로 우위를 지킬 수 있을까.
중국기업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일까. 우리나라가 전자·조선·철강·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일본과의 경쟁에서 선전하고 있는데 10여년 후엔 우리와 중국과의 경쟁구도가 비슷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나의 예로 전자부분에서 철옹성 같던 소니가 TV는 한국업체들에 이어 3위를 하고 있고, 오디오는 애플에 밀려 자취 조차 찾기 어렵다. 그 이유는 핵심 경쟁력인 ‘이노베이션’에서 워크맨과 트리니트론 후에 눈을 끌만한 차별화된 이노베이션이 없었고, 브라운관에서 평면 TV로 가는 큰 흐름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이다. 애플의 아이폰에 노키아, 블랙베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고, 한국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핵심 역량을 키우는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 보자. 세계 최대의 PC회사인 미국 HP가 최근 PC 사업을 떼어내고 소프트웨어로 사업 방향을 틀기로 한 것은 IBM의 성공 사례를 철저히 분석한 끝에 내린 결단이다. IBM은 지난 2005년 중국의 레노버(Lenovo)에 PC 사업을 매각하고 기업용 소프트웨어, 전산시스템 구축, 컨설팅 등 IT(정보기술) 서비스 위주로 회사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성공적이었다. 한마디로, 자사의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모든 기업들의 경쟁 관계는 매우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은 핵심 경쟁력을 세계 제일의 수준으로 키우고 중국이 따라오는데 수년이 걸릴 경쟁력, 즉 경영 선진화와 게임 룰을 바꿀만한 사업 아이디어를 통찰력을 갖고 찾아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인 것 같다. 그런 후 중국과의 차이를 계속 유지 확대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