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미ㆍ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러ㆍ우 전쟁의 장기화로 세계경제는 WTO 경제체제에서 경제안보 경제체제로 전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는 각국이 기존의 효율적인 공급망을 훼손하면서 덜 효율적인 방법으로 자국 내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데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첨단기술과 첨단전략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각국은 국가안보와 직결된 경제안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바이오산업을 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경쟁력 확보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본 연구는 치열한 국제 경쟁 상황에 놓인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의 성장이 경제안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크나 현재의 제도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에서 출발한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반도체,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신속한 투자 결정과 그에 따른 생산능력 확보가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제도는 이러한 결정을 실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론 그렇게 설계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이나 첨단산업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으로 인식되는 최근에는 이러한 제도의 설계를 원점에서부터 재구성하거나 최소한 첨단산업 분야에만 적용할 수 있는 특별한 체계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2024년 10월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때 반드시 받아야 하는 환경영향평가를 면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는 일정 조건을 필요로 하지만 상당히 파격적인 대책이다. 이의 목적은 당연히 미국 내 공장 설립 지연을 막아 빠르게 경쟁력을 갖추자는 데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첨단전략산업 육성ㆍ보호 기본계획(2023년 5월) 및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2023년 10월)에서 첨단전략산업 규제영향평가 도입을 검토하기로 하였다. 본래 규제영향평가는 신설ㆍ강화되는 규제에 대하여 규제가 도입됨으로써 미치는 영향을 미리 파악하여 불필요하고 불합리한 규제의 도입을 방지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여 규제를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운영되는 제도이다. 첨단전략산업 규제 영향평가는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규제영향평가를 첨단전략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좀 더 엄밀하게 그 영향을 분석해보고 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한 규제의 차등화를 구현해보자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를 지원하기 위하여 첨단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규제 영향분석의 대안을 탐색하는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기초연구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현재의 규제영향평가체계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첨단전략산업의 위상변화를 반영하여 신속한 영향분석과 규제의 대안탐색이 가능하도록 평가제도의 대안을 모색해보려 한다.
- April 4, 2025
산업연구원: 제안보 강화를 위한 첨단전략산업 규제영향분석 프레임워크 연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