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초, 방탄소년단이 한국인 최초로 미국 그래미 시상식의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으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방탄소년단의 이러한 성공요인으로 무엇보다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팬들과 꾸준히 소통한 점을 꼽을 수 있다. SNS를 통해 꾸준히 생산되는 일상 컨텐츠는 세계 각 국의 팬들로 하여금 방탄소년단을 ‘먼 이국의 낯선 동양인’이 아니라 ‘일상을 공유하는 SNS 친구’처럼 느끼게 만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미국내 K-Beauty 열풍을 이끌었던 뷰티 인플루언서도 마찬가지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유튜브 등의 영상 플랫폼이라고 한다.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인기 인플루언서들이 한국 화장품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레 우리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그 결과 우리 화장품의 대미 수출은 2014년 1.5억 달러에서 2018년에는 5.3억 달러로 3.4배나 증가하였다. 인플루언서의 효과가 두드러지면서 우리나라에서 인플루언서와 사업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가 론칭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뷰티 인플루언서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플랫폼을 활용한 꾸준한 소통을 통해 팬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점이다. 미국 사회는 흔히 ‘네트워킹’ 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인맥’과는 조금 다른데,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오면서 ‘신뢰’를 쌓는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도 뷰티 인플루언서도 꾸준히 팬들과 소통하면서 신뢰를 얻었고, 그렇기 때문에 팬들은 그들의 컨텐츠를 믿고 소비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내 진출에 관심이 높아진 스타트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미국 투자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우리 스타트업도 미국 현지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켜야만 비로소 투자를 검토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한다. 최근 5,2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가 된 세계 1위의 채팅 솔루션 스타트업‘센드버드’의 사례가 이를 잘 나타낸다. 현지 투자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먼 이국의 기업이 아닌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홈페이지에서 한글을 없애고 영어만 남기는 등의 노력을 했다고 한다.
많은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사절단이나 전시회 참가를 통해 각자의 기술과 제품·서비스를 소개한다. 그러나 이러한 행사는 현지 바이어나 투자자와 첫 만남을 갖기 위한 것이고, 이후부터 어떻게 꾸준히 관계를 지속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이른바“엘리베이터 피치”를 통해 첫 만남에서 관심을 끌어야 한다. 직설적이고 합리적인 미국 사람의 특성상, 처음 30초 혹은 1분 동안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효과적으로 소개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내 시간을 할애해서 대화할 만한 가치가 있는 친구구나”라는 인상을 심어줘야만 한다. 그래야만 앞서 언급한 꾸준한 네트워킹을 시작할 수가 있다. 만약 우리 기업이 효과적인 엘리베이터 피치를 통해 짧은 시간 안에 바이어의 신뢰를 얻는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뉴욕의 한 엑셀러레이터도 ‘자신과 맞는 엑셀러레이터‧투자가를 선정한 다음 12개월 정도 시간을 가지고 꾸준히 연락해서 잠깐 왔다 가는 기업이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KOTRA는 미국 창업을 꿈꾸는 우리 창업가들에게 이러한 점을 알려 꾸준한 네트워킹을 통해 장기적으로 현지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라고 조언하고 있다.
우리 스타트업 중에서도 미국내 비즈니스 플랫폼을 잘 활용하고 꾸준한 네트워킹을 통한 신뢰를 바탕으로 방탄소년단처럼 성공한 사례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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