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겨울이 지나고, 기다렸던 골프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많은 한인 골퍼들이 클럽을 점검하고 연습장에서 몸을 풀며, 올해에는 보다 나은 스코어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미국의 골프 환경은, 한국에 비해 저렴한 라운딩 비용과 쉬운 접근성으로 인해 보다 친숙하고 자주 즐길 수 있는 운동이지만, 때로는 승부와 스코어에 집중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과 함께 즐기기 위한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 중 첫째는 본인으로 인해 생긴, 볼마크와 디봇은 본인이 보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코스 관리인이 지속적으로 보수를 하긴 하지만, 쉼없이 라운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골퍼 스스로가 보수해주면 뒷팀들도 보다 나은 상태에서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벙커샷 후 모래를 보수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골프 라운딩 시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에티켓 중의 하나이다. 18홀 플레이에 걸리는 시간은 4시간 30분은 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일 초보자와 같이 플레이를 한다면, 항상 앞팀과의 간격이 벌어지지 않도록 신경써주는 것이 필요하고, 뒷팀이 내 그룹보다 인원이 적고 플레이가 빠르다면, 적당한 홀에서 먼저 보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매 홀마다 현금을 주고 받으며 플레이가 지연되는 경우는 지양하여야 한다. 한 팀만 늦어져도 뒷팀들이 모두 늦어지는 특성상 플레이가 너무 늦으면 골프장 측이 주의를 주는 경우도 있다.
골프 카트 운전에 있어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 미국의 골프장들은 한국과 달리 많은 골퍼들이 카트 전용 도로 이외에, 페어웨이나 러프에도 카트를 운전하는데, 비가 와 잔디가 젖어 있는 경우에는 카트 전용 도로를 이용하여야 한다. 젖은 잔디는 카트로 인해 심하게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골프장들은 이런 날에는 “Cart Path Only” 또는 “90도” 룰을 적용한다.(90도 룰은 카트를 전용도로만 이용하되 볼이 있는 위치에서만 잔디로 들어갔다 나오는 것을 허용하는 룰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그린 근처에는 카트를 몰고 들어가서는 안된다.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골프도 사고가 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는데, 나의 샷이 나가는 곳을 항상 주시하고, 나무 뒤로 사라지거나, 앞 또는 옆의 그룹 쪽으로 공이 날아갈 때는 큰 소리를 질러, 주의를 주도록 하여야 한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본인 샷의 거리를 인지하고 있으므로, 앞 팀과의 적정한 간격을 유지하되, 만일 언덕 등으로 인해 앞팀이 보이지 않을 경우, 항상 앞팀의 진행을 확인하고 샷을 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플레이 이외에 직원들에 대한 기본적인 에티켓으로 Tipping이 있다. 보통 Bag Drop부터 시작하여, 라운딩 중간에 Beverage Cart, 라운딩 이후 Club Cleaning 등 다양한 스태프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데, 큰 비용은 아니지만, 한국 문화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것이 바로 팁문화이다. 팁을 허용하지 않는 프라이빗 클럽은 예외적인 경우이지만, 누군가 나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할 때 기본적인 사례를 한다면, 양쪽이 모두 즐거운 분위기에서 라운딩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보다 즐거운 플레이를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지만, 플레이 중 외부인의 개입은 자칫 고객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골퍼 개개인들이 보다 신경써주고 에티켓을 지켜준다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KOCHAM 특별회원사 뉴욕컨트리 클럽 이준경 부사장, 4월10일자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