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스타일”
코참 운영위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조도현 미국지소장
얼마 전 일간지 USA투데이는 외국인들이 성형수술을 위해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를 ‘성형한류’라고 소개했다. 이 신문과 인터뷰한 한 베트남 여성은 배우 송혜교를 닮고 싶고, 예뻐지고 싶기 때문에 성형이 두렵지 않다고 했다.
지금 아시아에서는 성형을 통해 한류스타들을 닮고자 하는 움직임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1년 한 해 동안 한국 의료기관을 방문한 11만 명의 외국인 중 성형외과 환자가 1위를 차지했다. 이를 반영하듯 강남 한 개 구에만 200개가 넘는 성형외과가 등록되어 있고, 이 지역 호텔의 객실 판매율은 비수기에도 90%를 육박한다.
얼굴은 브이(V)라인, 몸매는 에스(S)라인, 드라마와 음악을 통해 유명해진 한류스타들의 외모와 똑같이 닮게 해주는 성형, 소위 ‘서울 스타일’이 뜨고 있다.
대상에 대한 애정의 정점은 대상과 일치되는 것이다. 일치 될 수 없다면 최대한 닮는 것이다. 개인의 희구가 집단으로 번지면 유행이 된다. 유행은 특정한 시기에 사회 구성원 다수에 의해 채택된 행동 양식이나 사상 혹은 물질적 선호도가 ‘집합적 행위’로 구체화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서울 스타일의 확산은 성형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 노래를 부르기 위해 우리말을 배우고, 우리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 음식을 먹는다. 우리나라 상품에 대한 선호와 판매가 늘어나고, 한국 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열정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 여성들이 세계 최고의 미인이라며, 한국 여성들의 화장법에 맞게 만들어진 한국 브랜드 화장품들이 선전하고 있다. 용모의 개선이 목적인 성형이 의료서비스의 본류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고,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의료의 이미지를 미용의 이미지로 실추시킨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몸의 지나친 상품화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성형 한류의 붐’이 실체로서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누가 한류의 진정한 주체인지, 누가 한류를 확산하는데 기여했는지에 대한 분석은 다양할 수 있지만, ‘서울스타일’이라는 표현으로 상징되는 현재의 한류는 분명 우리 한국인 모두에게 부여된 일종의 문화 권력이다.
모든 권력에는 그에 응당한 책임이 따른다. 한류의 확산에 따라 한국 문화의 창조자이자 그 수혜자인 한국인들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한류와 한국문화의 홍보대사라는 자각이 필요하다.
한국말은 아름답게 관리돼야 하며, 올바른 한국 예절과 음식 문화가 전파돼야 한다. 한국적 미는 외형만이 아니라 그 근본을 형성하는 심적, 지적 아름다움까지 구현돼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운이 융성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민족이 우리와 닮고 싶다는 데 이보다 더 큰 호재가 어디 있겠는가. 아시아에서 회자되고 있는 서울 스타일은 한민족인 우리 모두에게 분명한 기회다. 개인으로서는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고 있지 못하더라도 한민족이라는 이유로 타민족이 닮고 싶은 대상이 되고 있다. 아름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