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CHAM 칼럼] 21세기 르네상스를 기대하며 (삼성 SDS 아메리카, 이진환 상무) KOCHAM August 11, 2016

[KOCHAM 칼럼] 21세기 르네상스를 기대하며 (삼성 SDS 아메리카, 이진환 상무)

Untitled-121세기 르네상스를 기대하며 (삼성 SDS 아메리카, 이진환 상무)

2008년 즈음 세상은 두 가지 큰 변화를 거치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국제질서와 경제체제에는 뉴노멀(New Normal)이라 일컬어진 새로운 원칙들이 적용되었고, 사람들의 일상에는 아이폰에 이어 안드로이드가 등장하면서 스마트 모바일이 깊이 자리잡게 되었다. 그로부터 10년이 채 안된 2016년, 우리는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마주치게 됐다.

그런데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기대와 희망보다 오히려 우려와 공포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 지존 이세돌을 이기자 인간을 능가하는 컴퓨터가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고, 다보스 포럼 올해의 주제인 ‘4차 산업혁명’의 담론에서 전문가들은 직업과 일자리의 소멸에 관한 우울한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먼저, 인공지능이 정말로 인간을 위협할 만큼의 능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관해서다. 알파고의 승리가 극적으로 보여준 컴퓨팅 기술의 비약적 발전도 따지고 보면 애초부터 컴퓨터의 특기인 기억용량과 연산능력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컴퓨팅 파워를 무제한에 가깝게 활용하여 자가학습 알고리즘을 실현한 것은 진정 박수갈채를 받을 만 하다. 그러나 이 또한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의 새로운 가능성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래 컴퓨터는 미리 규칙이 정해진 게임에서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선택을 계산하는 일에 적합한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다.

만약 이세돌의 1패 직후 누군가가 바둑의 룰을 아주 살짝 변형한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 그 제안이 받아들여져 대국이 진행되었다면 어찌되었을까? 알파고 팀의 뛰어난 컴퓨터 과학자들은 부랴부랴 알고리즘의 일부를 수정하여 새로 프로그램을 입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어진 대국에서 이세돌은 새로운 규칙을 고려하여 진짜 ‘생각’을 하며 지혜로운 묘수를 이어간 반면 알파고는 한달 전부터 학습해둔 백만 기보의 패턴이 무용지물이 되어 이세돌에게 연거푸 불계패했을 것이 뻔하다. 세상사 매번 다른 상황에서도 발휘되는 인간의 지혜는 기계 지능이 넘을 수 없는 벽이다.

다음으로, 직업의 위기에 관한 보다 현실적인 우려를 살펴보자. 인공지능과 자율기계 중심의 융합 기술들이 산업과 일상에서 인간의 역할들을 대체하게 되며, 새롭게 설정된 역할에 미처 준비되지 못한 다수의 우리들은 사회의 잉여인력으로 소외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그것도 지금 세대 동안에.

기술적으로는 이러한 우려가 수긍되는 측면도 있다. 컴퓨터가 영상의학 전문의의 판독 능력을 앞지르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방대한 학술논문을 학습한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전문의가 놓친 암환자의 특수 상황을 진단하여 목숨을 구했다는 일본의 사례도 보도되었다. 자동차의 무인 자율주행 기술도 조만간 상용화 단계에 이를 것 같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컴퓨터의 진단과 처방에 따라 자동판매기에서 약을 사서 복용하며 질병을 치료하게 될까? 태평양 연안에 도착한 화물을 싣고 뉴욕까지 이틀 밤낮을 혼자 달려가는 10톤 무인 트럭과 같은 도로를 달려야 할까? 아닐 것이다. 의사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활용하여 보다 많은 환자들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여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며, 환자들은 어디서나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세계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항공기 조종사가 자동 항법장치의 도움으로 10여 시간의 비행을 무난하게 이끌어 가듯이, 트럭 기사도 자율운행 장치를 활용하여 외롭고 지루한 장거리 운행 중에 잠시 가족과 화상통화를 하며 가벼운 식사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자율주행 상황을 안전하게 통제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정신과 육체 노동 중 상투적인 많은 부분을 인공지능과 자율기계에 맞기게 되면 우리는 인간 고유의 통찰력과 감성으로 또 하나의 르네상스를 만들어 갈 것이다. 이에 따른 물질적, 문화적 풍요는 개인이나 기업, 국가를 막론하고 오직 변화를 적극 수용하는 자들에게만 공유될 것이다.

<해당 기사 바로가기>

 

Writ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